《통역사》 한줄 요약 [이런 분 읽어 보세요]

이 책은 거짓을 번역한 대가로, 우리가 살아오면서 외면한 것들이 무엇인지 되묻는 소설이다.
1. 한줄 요약
“진짜로 듣는다는 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통역사>는 법정에서 오가는 말과 말 사이에 무엇이 지워지고 왜곡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소설이다. 이 책은 통역이라는 직업을 통해 ‘전달되는 말’보다 ‘전달되지 않는 말’에 무게를 두고 있다. 1억 원이라는 거액을 조건으로 시작된 허위 통역은 단순한 범죄적 거래가 아니라,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진실을 재단하고 약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이 소설은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안이한 믿음을 전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어떤 말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말은 애초에 들을 준비조차 하지 않았는지를 차분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이 한 줄은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의 핵심이 된다.
2. 작가를 알아보자
이소영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로, 현실의 균열과 사회적 긴장을 장르적 서사로 풀어내는 데 능숙한 작가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원안으로 작업을 시작한 이후, <옥수역 귀신>, <로봇, 소리>,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아파트>, <여고괴담 3-여우계단> 등 다양한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현실과 작품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 왔다.
첫 장편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으로 소설 분야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슈퍼리그>에 이어 <통역사>에서는 영화적 긴장감과 소설만이 가능한 내면 묘사를 동시에 밀도 높게 구현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둘러싼 말의 구조와 침묵의 메커니즘이 크게 작용한다.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해 온 작가답게 장면 구성은 매우 선명하고 대사는 절제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사회가 외면해 온 목소리가 서서히 떠오르도록 만든다.
3. 줄거리를 알아보자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 과거 쿠마리였던 여성이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생계를 위해 대형마트 와인 코너 직원과 네팔어 법정 통역사로 투잡을 뛰던 도화에게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이는 변호사 재만. 그는 도화에게 1억 원을 대가로, 피고인 차미바트의 법정 진술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달라고 제안한다. 증거와 자백이 명확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엉뚱한 주장을 반복해 재판을 방해하고 있으니 정의 실현을 돕는 일이라는 논리다.
개인 파산과 암 수술 후유증으로 벼랑 끝에 몰린 도화는 윤리적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재판정에서 도화는 차미바트의 말을 정확히 옮기지 않는다. 그의 진술은 축소되고, 맥락은 잘려 나가며, 차미바트를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외국인 범죄자’라는 이미지로 만들어간다. 재판은 계획대로 흘러가고, 거래는 성공적으로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재판 이후, 도화의 머릿속에서는 차미바트의 말들이 계속해서 맴돈다. 무시해도 될 것이라 여겼던 증언, 의미 없는 횡설수설로 치부했던 이야기들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차미바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자신의 무죄가 아니라,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어떤 진실이었다. 도화는 그 목소리를 외면한 대가가 단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은 진실이 법정에서 즉각적으로 복원되는 스토리를 택하지 않았다. 대신 한 사람이 듣지 않았던 말이 어떻게 또 다른 침묵을 낳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긴장은 ‘범인이 누구인가’보다 ‘우리는 무엇을 들으려 하지 않았는가’에 맞춰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법정 밖,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해 조용히 퍼져 나간다.
4. 세간의 평가를 알아보자
<통역사>는 출간과 동시에 강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지닌 소설로 평가받았다.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원전 폐기물 문제 등 그동안 반복적으로 외면되어 온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이 정의를 쉽게 말하지 않는 태도에 오히려 더 큰 설득력이 있다고 말한다. 진실이 드러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통역’이라는 장치를 통해 언어 권력의 불평등을 체감하게 만든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누군가는 말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말해도 들리지 않는 구조. 이 소설은 이것을 설명하지 않고 책 속에서 경험하게 만든다. 일부 독자에게는 무겁고 불편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으나, 그 불편함 자체가 이 작품의 핵심이다. 읽는 동안 계속 질문을 던지게 만들고,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 사회소설로 자리 잡고 있다.
5.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사회적 약자와 정의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소설을 찾는 독자
- 빠른 전개보다 질문과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경우
-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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